매물을 보러 가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가 차를 세워 둔 채로만 본다는 겁니다. 겉을 한 바퀴 돌고, 실내에 앉아 보고, 계기판 숫자를 확인하면 다 봤다고 생각하시죠. 그런데 트럭에서 돈이 크게 드는 하자는 대부분 작동시켜 봐야 드러납니다. 윙을 끝까지 올려야 유압이 새는 게 보이고, 게이트를 올려 봐야 스프링이 죽은 게 느껴지고, 줄자를 대 봐야 적재함이 등록증과 다른 걸 압니다. 오늘은 매물 앞에서 직접 손으로 해 보는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1. 누유 — 주로 새는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차 밑에 기름 자국이 있으면 덜컥하시죠. 그런데 트럭에서 기름이 새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 세 군데부터 보시면 됩니다.
- 엔진 헤드부 — 헤드 커버 주변에 배어 나온 흔적이 있는지.
- 엔진 하부 — 아래로 흘러내린 자국과 고인 자리.
- 미션 아래 하부 — 미션과 연결부 쪽. 여기는 몸을 낮춰야 보입니다.
여기에 파워 오일도 함께 보시는데, 파워 오일 쪽은 조금 다릅니다. 주입할 때 넘쳐서 흐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해요. 새는 것과 흘린 것은 다릅니다. 자국이 마른 상태로 굳어 있으면 흘린 쪽에 가깝고, 젖어 있고 계속 맺히면 새는 쪽입니다.
그래서 판단이 서지 않으실 때 정답은 하나입니다. 판매자와 협의해서 함께 정비 센터에 가 확인하는 것. 이건 무례한 요구가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이고, 이걸 꺼리는 판매자라면 그 자체가 정보입니다. 엔진·미션 쪽 구동계를 더 깊게 보시려면 중고 대형트럭 엔진·미션 점검법에 순서를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2. 밴드와 호스 — 풀리면 냉각수가 빠집니다
누유를 보시는 김에 같이 보실 게 있습니다. 호스를 조여 주는 밴드(현장에서는 "반도"라고 부르는 분이 많습니다)가 제대로 체결돼 있는지입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풀리면 냉각수가 다 빠져나갑니다. 그러면 엔진 쪽으로 문제가 번지죠. 수백만 원짜리 고장이 몇천 원짜리 밴드 하나에서 시작되는 겁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건, 심각한 고장이 심각한 부품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잘 안 보는 간단한 데서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밴드를 보시는 김에 호스 자체도 손으로 한 번 만져 보세요. 고무가 딱딱하게 굳었거나 잔금이 가 있으면 오래된 겁니다. 냉각수 수위도 같이 확인하시고요.
3. 흡기 필터를 열어 보세요 — 관리 이력이 나옵니다
이건 제가 특히 권해 드리는 방법입니다. 흡기 필터 케이스를 열어 보는 것입니다.
필터가 깨끗하면 교체한 지 얼마 안 된 겁니다. 그러면 이 차를 타던 분이 소모품을 챙겼다는 뜻이고, 눈에 안 보이는 다른 관리도 됐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필터가 새까맣게 막혀 있으면, 그 차는 기록부에 안 적히는 관리가 안 된 차일 가능성이 큽니다.
서류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을 손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라, 저는 이걸 차주의 성격을 보는 창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오일 상태도 같은 이유로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4. 윙은 끝까지 세 번 올렸다 내려 보세요
여기서부터가 세워 둔 차에서는 절대 안 보이는 영역입니다. 윙바디라면 반드시 작동시켜 보셔야 합니다. 한 번으로는 부족하고, 끝까지 올렸다 완전히 닫기를 몇 번 반복해 보십시오.
- 소리를 듣습니다. 올릴 때 나는 소리가 항상 고장은 아닙니다. 유압 쪽에 그리스가 부족해서 나는 소리일 수도 있고, 연식이 있는 차는 경첩이 녹슬어서 나기도 합니다. 다만 소리가 나는 위치는 기억해 두세요.
- 유압 실린더를 봅니다. 윙 앞뒤로 유압 모터가 보입니다. 거기서 오일이 배어 나오는지 확인하십시오.
- 유압 호스를 봅니다. 윙바디는 유압 호스가 터져서 교체하는 일이 꽤 잦은 편입니다. 양쪽 다 보셔야 합니다.
- 상부 프레임(뼈대)을 훑습니다. 크랙이 갔거나 이상해 보이는 부분이 있는지 위쪽 골격을 쭉 봅니다.
5. 게이트는 내릴 때가 아니라 올릴 때가 문제입니다
하부 게이트도 꼭 작동시켜 보십시오. 그런데 여기엔 요령이 있습니다. 내리는 건 아래로 내리는 거라 누구나 쉽게 됩니다. 문제는 올릴 때예요.
게이트 양쪽 앞뒤에는 스프링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스프링이 죽으면 올리고 내릴 때 엄청나게 힘듭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여닫는 물건이라, 이게 안 되면 매일이 고생입니다. 한 번 올려 보시고 뻑뻑하면 수리를 감안하고 값을 보시는 게 맞습니다.
6. 줄자를 챙기세요 — 적재함은 기둥 앞에서부터 잽니다
이 항목이 오늘 글에서 가장 값비싼 실수를 막아 주는 부분입니다. 매물 보러 가실 때 줄자를 챙기세요. 레이저 줄자가 있으면 편하고, 없으면 일반 줄자도 됩니다.
재는 방법에서 많은 분이 헷갈리십니다. 적재함 길이는 끝에서 끝까지 재는 게 아닙니다. 윙바디는 기둥 앞에서부터 잽니다. 실제로 짐이 실리는 구간이 거기까지이기 때문이고, 제원도 그 기준으로 따집니다.
왜 재야 하느냐. 그 윙바디의 이력을 사는 사람은 모르기 때문입니다. 기존 차량에서 적재함을 통째로 바꿨을 수도 있고, 잘랐거나 늘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구조변경 신고가 제대로 안 된 차량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차를 사면 내 이름으로 넘어온 뒤 검사에서 불합격이 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때부터는 파는 사람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실측한 숫자를 자동차등록증의 제원과 대조하십시오. 제원은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고, 구조·장치 변경 승인 절차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검사 기준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안내돼 있습니다. 차이가 크게 나면 계약 전에 짚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7. 가변축 부싱과 에어서스 백 — 체중을 실어 밟아 봅니다
축이 하나 더 달린 차, 이른바 가변축이 붙은 차라면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가변축은 짐을 실었을 때 축을 내려서 과적에 걸리지 않게 해 주는 장치죠. 그 축에는 부싱이라는 부품이 들어갑니다.
부싱은 오래 쓰면 닳으면서 유격이 생깁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축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그 위에 체중을 실어 밟아 보십시오. 짱짱하면 유격이 거의 없는 겁니다. 반대로 위아래로 흔들리면 유격이 있는 것이고,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차 안쪽으로 들어가서 부싱 주위에 틈이 보이는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부싱을 본 김에 에어서스 백도 같이 봅니다. 공기가 차는 고무 주머니인데, 고무라서 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런 부품이 하나에 20만~30만 원씩 합니다. 여러 개가 한꺼번에 나오면 금액이 커지니, 축 상태는 꼭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8. 저장해 두고 쓰시는 현장 체크리스트
지금까지 말씀드린 걸 한 장에 담았습니다. 매물 보러 가실 때 휴대폰에 저장해 두고 하나씩 지워 나가시면 됩니다.
여기 적힌 게 전부는 아닙니다. 차에서 볼 건 이보다 훨씬 많아요. 다만 처음 사시는 분이라면 이 여섯 가지만 제대로 짚어도 괜찮은 차인지 아닌지는 상당 부분 갈립니다. 나머지는 차를 몇 대 보시면서 본인만의 항목이 붙습니다.
9. 이럴 땐 그 자리에서 결정하지 마세요
하나, 윙을 안 열어 주는 경우. 배터리가 없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작동을 미루면 그날은 판단하지 마십시오. 작동 점검을 못 한 차는 안 본 차와 같습니다.
둘, 실측 숫자가 등록증과 다른 경우. 몇 cm 차이가 아니라 눈에 띄게 다르면 구조변경 이력을 확인하기 전까지 계약금을 넣지 마십시오. 검사 불합격은 산 사람이 떠안습니다.
셋, 누유를 봤는데 판매자가 얼버무리는 경우. "원래 다 그렇다"는 말은 설명이 아닙니다. 함께 센터에 가서 확인하자고 하면 대부분 정리됩니다.
넷, 혼자서는 도저히 판단이 안 서는 경우. 그럴 땐 무리하지 마시고 진단 평가사에게 동행 점검을 맡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출장비가 25만~30만 원 수준인데, 수천만 원짜리 결정 앞에서는 아깝지 않은 돈입니다.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확인해야 할 몫이 달라지는 이야기는 중고트럭 어디서 알아봐야 할까에 정리해 뒀습니다.
평택센터는 i-인증 중고트럭 전문 매장입니다. 직접 매입한 차만 120여 가지 항목으로 점검하고, 통과한 차에 최대 300만원 · 60일 또는 2만km(자기부담 35%) 보증을 붙입니다. 윙 작동·유압·골격 같은 항목은 전시장에 세우기 전에 저희가 먼저 확인합니다. 그래도 오시면 직접 올려 보고 재 보십시오. 그러시라고 차를 세워 두는 겁니다. 전시장은 평택 청북읍 서해로 1864-12입니다.
10. 직접 작동시켜 보실 수 있는 매물
오늘 항목을 그대로 해 보실 수 있는 평택 청북 전시장 윙바디 세 대를 골랐습니다. 가격·주행거리는 조회 시점 기준이고, 주행거리가 높은 개체는 그대로 적었습니다.
윙바디를 처음 고르신다면 중고 윙바디 트럭 종류·가격·체크포인트부터 보시면 순서가 잡히고, 냉동윙이라면 냉동탑차·냉동윙 점검법에 냉동기 항목이 따로 있습니다. 평택센터 전시 매물도 함께 보시죠. 중고트럭은 역시 아이트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중고트럭에서 누유가 보이면 사면 안 되나요?
누유가 있다고 전부 중대 결함은 아닙니다. 필터가 막혀서 배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소모품 교체로 정리되는 사안입니다. 다만 어디서 얼마나 새는지가 중요하므로 엔진 헤드부, 엔진 하부, 미션 아래를 확인하시고 판단이 어려우면 판매자와 협의해 함께 정비 센터에서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윙바디는 몇 번 정도 작동시켜 봐야 하나요?
끝까지 올렸다 완전히 닫기를 세 번 정도 반복해 보시길 권합니다. 한 번만 열어서는 소리나 유압 누유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동 중에는 앞뒤 유압 실린더에서 오일이 배어 나오는지, 유압 호스 상태는 어떤지, 상부 프레임에 크랙이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윙바디 적재함 길이는 어디서부터 재나요?
끝에서 끝까지가 아니라 기둥 앞에서부터 잽니다. 실제로 짐이 실리는 구간이 그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측정한 값은 자동차등록증의 제원과 대조하셔야 하며, 차이가 크면 구조변경 신고가 되지 않은 차량일 수 있어 검사에서 불합격할 위험이 있습니다.
윙에 크랙이 있으면 무조건 걸러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윙바디는 반복 하중이 걸리는 구조라 크랙이 비교적 자주 발생하고, 대개 용접으로 보수합니다. 다만 완전한 원상복구는 어렵고 정상적인 상태도 아니므로, 크랙의 위치와 정도를 확인한 뒤 값에 반영해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변축 부싱 유격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축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 밟아 봅니다. 짱짱하면 유격이 거의 없는 것이고, 위아래로 흔들리면 유격이 있는 상태입니다. 안쪽에서 부싱 주위에 틈이 보이는지도 함께 보시고, 에어서스 백의 누기 여부도 확인하십시오. 이런 부품은 하나에 20만~30만 원 수준입니다.
혼자서 점검할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진단 평가사에게 동행 점검을 맡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출장비는 대체로 25만~30만 원 수준입니다. 또는 회사가 먼저 점검하고 보증을 붙이는 인증 중고차를 고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이트럭 i-인증트럭은 직접 매입한 차량을 120여 가지 항목으로 점검한 뒤 최대 300만원, 60일 또는 2만km 보증(자기부담 35%)을 적용합니다.
중고트럭은 역시 아이트럭
오셔서 직접 올려 보고 재 보십시오. 그러시라고 차를 세워 둡니다.